< 영화 리뷰 > 핵소 고지 - 최악의 상황을 버티게 하는 진짜 신념의 모습은?

2020. 10. 21. 22:29Movie & 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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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22일 개봉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42305&mid=33421

 

핵소 고지 동영상

비폭력주의자인 도스(앤드류 가필드)는 전쟁으로부터 조국과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총을 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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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예고편 영상

[핵소 고지] 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라라랜드 앰마 스톤의 전 남친이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유명한 앤드류 가필드(83년생 미국)가 미군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명예훈장, '메달 오브 아너'를 받은 2차 대전 참전용사 데스몬드 도스 역을 연기합니다.

(데스몬드 도스 실제 사진)

 

2차 세계대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던 1942년 4월 1일.

많은 젊은이들이 그러하듯 국가에 헌신하기 위해서, 미 육군에 입대한 데스몬드 도스는 신실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신자로서 살인을 금지한 계명과 안식일에는 일상적인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을 철저하게 지키기를 원했고, 그리하여 집총을 거부하고 의무 병과에 자원한다.

그가 의무병으로 지원하면 총을 잡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을 들은 중대장은 그를 제대시키려고 한다. 군의관은 그를 정신병으로 제대시키려고 하는 중대장에게 그의 면피 사유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정신병으로는 제대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

(총기 훈련을 거부하는 도스)

 그의 소대를 담당하는 하웰 하사는 집총 훈련을 거부하는 도스에게 의도적으로 불이익을 주고, 그가 속한 소대에 가혹한 훈련을 지시한다. 앙심을 품은 같은 소대원들에게 구타당한 도스를 본 하웰 하사는 다시 한번 그의 제대를 설득하지만 도스는 끝까지 남는다.

(집총 명령을 거부하는 데이몬드 도스)

휴가날에 도로시(약혼자)와의 결혼식을 예정하고 있던 도스에게, 하웰 하사는 휴가는 필수 훈련을 이수 한 병사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며, 도스가 필수 훈련을 받았다면 총의 조작법을 알 것이라 말하고 도스에게 집총을 명령한다.

그의 명령을 거부한 도스는 유치장에 수감된다. 유치장을 찾은 도로시는 도스에게 총을 들고 시늉이라도 해도 좋으니 당장이라도 마음을 바꿀 것을 조언한다.

(유치장에 수감중인 도스)

약혼녀의 간절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도스는 타인을 해치지 않는다는 비폭력 주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다.

군사 재판에 회부된 도스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여 벌을 감형하는 양형 거래를 거부한다.

결국 세계 1차 대전 참전 베테랑인 아버지가 아들의 의무병으로서 참전을 고위 사령관으로부터 허락받은 서류를 군사 재판장에 제시하여 유치장에서 풀려난다.

(사령관의 서류를 제출하는 아버지)

결국 육군은 설득을 포기하고 도스를 의무병으로 유지시킨다. 당연하지만 군대가 병사에 대한 설득을 포기했다는 것은 말하기는 쉽지만 정말 수많은 고난과 역경과 빡침의 시간이 지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이야 인권 문제에서 훨씬 선진화된 미군이지만, 2차 대전 당시는 미국 역시 인권 의식이 21세기보다 낮았다는 점을 유념해 두자.

우여곡절 끝에 연방대법원에서 집총 안 하고도 참전할 수 있는 권리를 허락받아 부대 내 유일한 비무장 의무병이 된 도스는 육군 제77보병사단에 배속되어 태평양에 배치된다. 을 비롯한 각지의 태평양 전쟁의 전투들을 차례차례 거치며 수많은 총탄과 포탄이 빗발치는 전쟁터를 그는 신앙에 의지하며 자신을 지켜줄 소총 대신 들것과 붕대 그리고 밧줄만을 들고 누빈다.

(전장에 배치된 도스)

1945년, 꺼져가는 제국의 불씨를 붙잡고 발악하던 일본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가던 미국은 일본 본토 침공에 앞서 일본 남부의 섬 오키나와에 상륙 작전을 펼친다.

(핵소 고지를 올라가는 제1대대 병사들과 사다리를 바라보는 도스)


1945년 5월 5일, 미 육군 제77 보병사단 제307 보병연대는 오키나와의 마에다(핵소) 절벽 반대편에 숨어있는 일본 육군 지휘소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하달받았고, 도스가 소속된 제1대대  200여 명은 벼랑을 향해 진격한다.

하지만 1대대가 비탈면에 도착하자마자 매복하고 있던 일본군의 치열한 공격이 시작되었고, 대포와 기관총의 집중포화에 맞은 100여 명은 순식간에 쓰러지고 살아남은 55명만이 긴급히 후퇴하게 된다.

1대대의 유일한 의무병이던 도스는 아군이 심각한 피해를 입으며 후퇴하는 상황이 오자, 위험천만한 적진 한복판에서 자신의 임무를 시작한다. 

비처럼 쏟아지는 적 기관총의 포화 속에서도 도스는 굴하지 않고 쓰러진 동료들의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였고, 만약 살아있는 동료가 있으면 둘러업거나 둘러메는 식으로 치료가 가능한 안전한 곳으로 나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한 명씩 차례대로 들것에 싣거나, 밧줄에 묶어 안전한 지역으로 옮기기 시작한 지도 한참 뒤, 심지어 일본군이 숨어서 수류탄을 던지고 있는 참호의, 거의 10미터 앞까지 달려가 쓰러져 있는 동료 7명을 구해낸다.

목숨을 건 구조 작업 때문에 그가 입고 있던 국방색의 군복은 이미 부상자들의 피로 흠뻑 젖어 검붉은 색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였다.

본인의 생사도 오락가락하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이렇게 필사의 구조 작업을 하던 중, 결국 그도 일본군이 던진 수류탄 파편에 맞아 다리에 부상을 입는다. 

그렇게 75명의 생명을 구한 도스는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본진으로 귀환한다. 심지어 데스몬드가 구해낸 인원 중에는 적군인 일본군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미국은 데스몬드 도스 상병에게 최고 훈장 중 하나인 명예 훈장을 수여하며 그의 영웅적인 공적을 기린다. 그는 당시를 "하나님이 나를 보호해 주실 것을 믿었다"라고 회고한다.

1945년 10월 12일 명예 훈장을 수여 중인 해리S.트루먼 미합중국 대통령

 

<주관적 감상평>

주변에 한 두 명쯤은 특별해 보이는 사람이 있지요? 똑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저런 게 가능할까 싶은 성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말이죠.

그냥 뭔가 남과 다른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부럽지만, 나에게는 그 특별함이 뭔지 도무지 감도 안 와서 또 슬그머니 자기 계발 서적이나 뒤적거리게 만드는 사람들.

업적만 따진다면, 데스몬드 도스도 그런 사람 중 하나입니다.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타인의 의심을 찍어 눌러 입에 담지도 못하게 만드는 압도적 결과.

하지만 그런 눈부신 뭔가를 이뤄본 적이 없는 보통 사람에게는 유명한 맛집의 비밀 레시피처럼 너무나 궁금한 그것. 

"그래서 도대체 뭐가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 내는 거야?"

짐작컨데 그들의 행동에 녹아 있는 (태도 X 집중력)이 특별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 똑같은 수업을 들어도 1등부터 꼴등까지 순위가 나뉘는 게 인간이고, 심지어 그중에 1등 하는 학생도 배움의 질이 어제와 오늘이, 지금과 내일이 조금씩 다른 게 사람이기에, 기계처럼 항상 유사한 결과 값을 보인다는 건 사실 불가능하죠.

그러니까 행위가 발생하는 그 당시 찰나의 순간에 가진 태도와 잡생각 없이 전력을 다한 하나의 목적에만 의식을 집중하는 것이 특별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비밀 레시피라고 생각합니다.

전설의 의무병 도스의 경우는 그의 전장에서 상처 입은 사람을 구하겠다는 의무병으로서 올바른 태도와 날아오는 총알과 포탄으로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하느님! 한 명만 더 구할 수 있게 해 주소서"를 기도하며 전장을 뛰어다닌 단 한 가지 소명에 대한 집중력이 곱해져 75명의 부상자를 구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핵소 고지가 누군가는 종교적 색깔이 강한 영화라고 폄하하지만, 고작 한 명의 의무병이 글자 그대로 불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낸 인간 승리의 증거로서 영화를 관람하신다면, 엔딩 크레딧이 나올 때 가슴에 남는 게 있을 겁니다. 

스스로의 태도와 집중력이 합쳐진 행위가 반복되어 습관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게 종교 유무와 무관하게 어떤 사상이나 생각을 굳게 믿으며 그것을 실현하려는 의지인 신념을 가질 수 있게 되고,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방향을 제시하고 버팀목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점 4 / 5

 

글로는 다 표현 할 수 없는 전장의 긴장감과 무모한 행위를 가능케 하는 신념을 연기해 보이는 앤드류 가필드의 배우로서의 역량을 높게 평가합니다. 전쟁 영화로서의 영상미도 괜찮은 편이니 시간있으실 때 관람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