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15. 13:16ㆍSunday Tennis
<테니스 입문에서 부터 지금까지 사용해본 라켓 리스트>
1. 바볼랏 퓨어에어로 2015 (300g)
2. 요넥스 2017 이존 100 (300g)
3. 바볼랏 퓨어스트라이크 98 (2세대) (305g)
4. 요넥스 이존 dr 98 (310g)
5. 바볼랏 퓨어에어로 2019 (300g)
6. 바볼랏 퓨어에어로 team 2019 (285g)
7. 바볼랏 퓨어드라이브 2018 (300g)
8. 요넥스 브이코어 98 2019 (305g)
9. 바볼랏 퓨어스트라이크 100 (3세대) (300g)
10. 요넥스 이존 98 2020 (305g)
11. 요넥스 브이코어 프로 100 (300g) 2019
12. 요넥스 브이코어 프로 97 hd (320g)
13. 요넥스 브이코어 프로 97 (310g) 2018
14. 프린스 팬텀 100X (305g)
15. 헤드 360+ 그래비티 mp (295g)
16. 헤드 360+ 그래비티 tour (305g)
17. 헤드 360+ 스피드 mp (300g)
18. 헤드 360+ 익스트림 tour (305g)
19. 프린스 팬텀 100J (305g)
20. 헤드 360+ 스피드 pro (310g)
21. 윌슨 프로스테프 97L v.13 (290g)
22. 윌슨 블레이드 100L v.7 (285g)
23. 바볼랏 퓨어드라이브 2021 (300g)
24. 바볼랏 퓨어드라이브 team 2021 (285g)
25. 헤드 360+ 레디컬 mp (300g)
26. 요넥스 레그나 100 (295g)
아직 공식적으로 구력이 얼마라고 말할 정도의 실력은 안됬지만, 라켓 잡은지 2년차가 되었을 때 처음으로 지역구 단위 신인부 복식 대회에 출전했었습니다.
주로 같이 운동하는 나이가 2,30대 동호인이 많은 클럽이라 젊고 열정이 가득하기에 실력을 떠나서 경험 쌓기 차원에서 신인부 대회에 참가하였고, 결과는 운이 좋아 4강 진출 했습니다.
4강전 상대와의 첫 공을 주고 받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하...이번 상대는 절대로 못 이기겠구나.
구력의 차이인지 피지컬의 차이인지 정답을 알 수 없지만, 상대편의 공에 실린 힘에 자꾸만 밀리는 나의 타점, 수비하기에만 급급한 게임 운영, 수많은 에러 등으로 완전한 패배를 경험하였습니다.
대회를 끝마친 뒤 내 파트너에게는 좋은 경험이었고 재밌는 시간이었다며 서로를 다독이며 마무리 하였지만, 속으로는 내 공이 너무 약하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있었습니다.
라켓의 무게를 올려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기존의 300g대의 라켓이 아닌 310g 무게의 라켓에 관해 조사하였습니다.
요넥스의 이존 dr 98 (310g) 이 동호인들 사이에서 평가가 아주 후하였기에, 큰 고민없이 중고라켓을 한자루 구매하였습니다.
아주 주관적인 사용후기는
1. 라켓 무게보다 스윙이 가볍다.
언스트렁 (줄을 매지않은 상태) 310G 이라는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스윙이 가볍게 휙휙 잘 돌아갑니다. (실제 라켓의 무게는 언스트렁 무게 310g + 스트링 무게 약 20g + 오버그립 약 5g + 요넥스댐프너 약 4g = 340g 정도)
라켓의 발란스가 헤드라이트라서 손잡이 쪽으로 무게감이 더 있습니다. 테니스를 잘 모르는 분들은 야구 방망이를 손잡이가 아닌 무거운 머리부분을 잡고 휘두르면 스윙이 더 가볍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스윙이 가볍다고 무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사용하던 300g대 라켓은 이븐 발란스 (라켓 머리와 손잡이가 균등하게 무게 균형을 이루는 라켓) 라서 스윙이 상대적으로 느리거나 무겁게 느껴지지만 체력 소모가 심하진 않았습니다.
이존 dr98은 가벼운 스윙감에 조작감이 좋다보니 계속 휙휙 휘두르다보면 어느샌가 라켓이 무겁게 느껴지고 체력이 부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게 + 빠른 스윙 = 힘이 실려있는 묵직한 공! 받는 사람 라켓이 뒤로 밀리는 그런 공을 칠 수 있습니다. 체력만 충분히 서포트 해준다면 상대편 전위 발리에 기죽지 않고 포핸드 위너샷을 빵빵 때려 넣을 수 있습니다.
2. 부드럽지만 견고한 타구감.
DR 98 라켓은 제조사 스팩상 라켓의 단단함 수치가 62로 부드러운 라켓에 해당합니다.
현재 유통되는 테니스라켓은 단단함이 50점대의 소프트한 라켓은 희소하며 주로 60 초반에서 70 중반까지의 단단함을 가진 라켓이 대다수입니다.
테니스 라켓의 타구감이란게 사람마다 체감하는 느낌이 각각 다르며 라켓의 단단함 + 사용하는 스트링의 종류와 텐션이 복합적인 요소로 작용하기에 정답은 없다는게 정설입니다. (ex. 단단한 라켓 + 소프트한 스트링 or 소프트한 라켓 + 하드한 스트링)
동호인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무궁무진하게 많고, 다양한 조합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조합을 발견해가는 것 또한 하나의 재미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DR 98 라켓에 부드러운 폴리 줄로 유명한 요넥스 폴리투어 프로 1.25 스트링을 48*46 텐션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공의 터치감은 빠릿빠릿 하게 손에 전달되는 퓨어스트라이크 98 라켓과는 많이 다른 느낌입니다. 큼지막한 베개를 주먹으로 꾸욱 누를 때의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약간 물컹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점점 스트로크의 속도를 올려보면 DR 98 라켓의 매력이 드러납니다.
요넥스사의 라켓답게 스윗스팟이 약간 넓은 편이며, 빠른공이나 힘이 실린 무거운 공에도 동일한 타구감을 전달하면서 견고하게 공을 받아줍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확실히 왜 인기가 많고 평가가 좋은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16*19 오픈 패턴의 라켓임에도 스트링 간격이 촘촘한 편이라 18*20 덴스 패턴 라켓 같은 직진성 좋은 공이 가능합니다. (바볼랏 퓨어에어로 라켓에 비교하면 같은 16*19 오픈 패턴인가 싶을 만큼 스트링 간격 크기가 다릅니다.)
발사각이 높다는 느낌은 아니며, 이스턴 그립의 플랫으로 공을 밀거나, 세미웨스턴으로 잡고 스핀을 많이 걸거나 평균 이상의 다재다능한 역할이 가능한 라켓입니다. 그냥 하고 싶은거 다 해도 되는 그런 라켓입니다.
3. 파워!!!!
DR 98의 매력은 타구감이 부드럽고 쫙쫙 길게 나가는 공이 전부가 아닙니다. 소프트하면 파워도 약하다는 생각이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이 라켓은 부드러운 느낌에도 불구하고 파워가 좋은 공을 보냅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아무리 강력한 공인들 코트 안쪽에 들어가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여기서 볼 컨트롤에 용이한 98빵 해드사이즈와 댄스 패턴에 가까운 촘촘한 스트링 간격이 볼 컨트롤 능력을 대폭 증가시켜 강력한 볼을 원하는 곳에 보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줍니다. 묵직한 공을 원하는 코스에 집어 넣었을 때의 만족감은 테니스 중독 증상을 일으킬 정도로 짜릿합니다.
그렇다면 장점만 가득한 라켓인 것 같은데 왜 안쓰는가??
결국에는 무게 때문입니다. 300g 무게의 라켓으로 복식 3게임 이상 많으면 5게임 까지 소화가 가능한데 반해, 310g으로는 2게임 이후부터 급격한 체력 저하로 게임 퀄리티가 떨어졌습니다. 스윙스피드가 팍팍 줄어들어 억지로 게임을 진행해본들 다음날 근육통만 더 커지는 결과가 반복되다보니 메인 라켓으로 사용하기보단 준비운동용 몸풀기 정도나 아니면 가끔 한번씩 재미삼아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결론 - 사람들이 좋다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무게가 감당이 되면 한번 써보세요. 구형라켓이라도 명품은 명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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